초등학교 1학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수학 공부에 대한 고민이 다시 많아졌습니다.
주변을 보면 벌써 다음 학년 수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수학 문제집을 여러 권 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럴 때마다 엄마 입장에서는 괜히 마음이 급해집니다.
‘우리 아이도 선행을 해야 하나?’
‘지금 배우는 수학은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문제집을 더 풀어야 하는 건 아닐까?’
저 역시 초1 아이의 수학 공부를 직접 챙기면서 이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아이와 문제를 풀어보니 생각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앞선 내용을 공부했느냐보다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선행학습을 서두르기보다 현재 아이의 수학 공부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먼저 확인하려고 합니다.

1. 계산을 정확하게 하는가?
초등학교 저학년 수학에서는 기본적인 계산 연습이 필요합니다.
덧셈과 뺄셈처럼 반복해서 연습해야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문제를 많이 풀었다고 계산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계산 문제를 풀 때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는지, 자꾸 같은 유형에서 실수하지는 않는지, 숫자를 잘못 보거나 받아올림·받아내림 과정에서 반복해서 틀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아이도 문제를 많이 맞히는 날과 계산 실수가 많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틀린 문제를 단순히 다시 풀게 하기보다는 왜 틀렸는지를 먼저 확인하려고 합니다.
계산 실수인지, 문제를 잘못 읽은 것인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에 따라 다시 공부하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 문제를 읽고 무엇을 구하는지 아는가?
제가 초1 수학에서 요즘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문장제 문제입니다.
계산 자체는 할 수 있는데 문제를 길게 읽으면 갑자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덧셈 문제를 식으로 제시하면 쉽게 풀면서도 이야기가 들어간 문제에서는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문장제 문제를 풀 때는 바로 식을 쓰게 하지 않고 먼저 질문합니다.
“이 문제에서 알려준 숫자는 뭐야?”
“우리가 구해야 하는 것은 뭐야?”
“더해야 할까, 빼야 할까?”
이렇게 문제의 상황을 말로 정리한 다음 식을 세워봅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하지만 반복하다 보면 문제를 읽고 중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습관이 생깁니다.
저는 이 과정이 앞으로 수학 공부를 하는 데 꽤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답을 맞히는 것보다 풀이를 설명할 수 있는가?
요즘 아이와 수학 문제를 풀면서 제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왜?”입니다.
정답을 맞혔더라도
“왜 이렇게 풀었어?”
“이 숫자는 왜 사용했어?”
“다른 방법으로도 풀 수 있을까?”
하고 물어봅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그냥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자신의 풀이를 설명하게 하다 보니 조금씩 말이 달라집니다.
자기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설명하려고 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모든 문제를 이렇게 깊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4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는 몇 문제만 골라서 풀이 과정을 이야기해보는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문제집을 한 장 더 푸는 것보다 한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 부등호와 수의 크기를 제대로 이해하는가?
초1 수학에서는 숫자를 계산하는 것뿐 아니라 수의 크기를 비교하고 관계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7과 9 중 어느 수가 큰지 고르는 것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가 조금 복잡해지거나 문제의 형태가 바뀌면 갑자기 헷갈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서는 문제집에 나온 형태 그대로만 풀기보다 가끔 문제를 바꿔서 질문합니다.
“8보다 큰 수에는 어떤 수가 있을까?”
“5보다 작은 수는?”
“6과 10 중간에는 어떤 수들이 있을까?”
“두 수를 비교해서 어떤 기호를 써야 할까?”
이런 식으로 질문을 바꾸면 아이가 단순히 문제 유형을 외운 것인지, 실제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좋습니다.
특히 틀린 문제를 발견했을 때는 비슷한 문제를 여러 개 풀게 하기보다 숫자나 문제의 형태를 조금 바꿔 다시 물어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5. 도형을 보고 말할 수 있는가?
수학 문제집을 풀다 보면 숫자와 계산에만 집중하기 쉽지만 도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도형 문제를 풀 때 아이가 그림을 직접 보고 이야기하도록 합니다.
“이 도형은 어떤 모양이지?”
“몇 개의 변이 있을까?”
“비슷하게 생긴 도형은 무엇일까?”
“이 모양을 다른 방법으로 나눌 수 있을까?”
처럼 질문합니다.
특히 도형은 책에 있는 문제를 푸는 것뿐 아니라 집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창문, 책, 상자, 시계 등 생활 속 물건을 보면서 도형의 특징을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이런 활동이 수학을 문제집 안에만 있는 과목으로 생각하지 않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
그렇다면 초1 2학기에는 선행을 하지 않아도 될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아이마다 답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현재 수준과 흥미, 학교 진도, 가정의 학습 방식에 따라 선행학습의 필요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저희 집에서는 지금 당장 선행 진도를 많이 나가는 것보다 현재 배우는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모습이 있다면 진도를 앞당기기 전에 현재 학년의 내용을 다시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 같은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서 틀릴 때
- 문제를 읽고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어려워할 때
- 계산은 할 수 있지만 풀이 과정을 설명하지 못할 때
- 숫자의 크기나 관계를 헷갈릴 때
- 도형의 특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반대로 현재 배우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수학 자체를 재미있어한다면 아이의 수준에 맞춰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경험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몇 학년 문제를 풀고 있느냐’만으로 아이의 수학 실력을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집은 문제집 한 권을 풀더라도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현재 저희 집 엄마표 공부는 하루 약 40분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매일 수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일별로 국어, 영어, 글쓰기 등을 나누고 수학을 하는 날에는 계산 문제뿐 아니라 문장제와 도형도 함께 살펴봅니다.
첫 번째 글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하루 공부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안에서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학 문제를 풀 때는 문제집의 진도보다 아이의 반응을 더 자세히 보려고 합니다.
문제를 빨리 푸는지보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지, 틀렸을 때 다시 생각할 수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결국 초등학교 1학년 수학은 앞으로 이어질 수학 공부의 기초를 만드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한 단원을 더 앞서 나가는 것보다 수학 문제를 읽고, 생각하고, 해결하고, 자신의 방법을 설명하는 경험을 충분히 쌓는 것.
저는 당분간 이 방향으로 아이와 수학 공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마다 속도는 다르기 때문에 다른 아이의 진도와 비교하기보다는 어제의 우리 아이보다 오늘 조금 더 이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엄마표 공부를 오래 이어가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