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9월이 되니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 공부 방향이 맞는 걸까?”
우리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학교생활에도 어느 정도 적응했고, 집에서는 수학 문제집과 도형 문제집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문제집을 정해진 만큼 풀고 있으면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요.
그런데 아이와 수학 공부를 하다 보니 조금 이상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계산 문제는 비교적 잘 풀면서, 문장으로 된 문제를 만나면 갑자기 어려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초1 2학기 공부를 바라보는 기준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문제집을 몇 장 풀었는지가 아니라, 아이가 문제를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자신의 말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계산은 잘하는데 문장제에서 막힌다면?
우리 아이는 기본적인 계산 문제를 풀 때는 크게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장제 문제가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8-3=
이라고 하면 바로 계산할 수 있는데,
“사탕이 8개 있었는데 친구에게 3개를 주었습니다. 남은 사탕은 몇 개일까요?”
처럼 상황을 글로 설명해놓으면 잠시 멈춥니다.
제가 처음에는 “이것도 뺄셈이야”라고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방법을 바꿨습니다.
“몇 개 있었어?”
“몇 개를 줬어?”
“그러면 지금 무엇을 알고 싶은 거야?”
라고 하나씩 물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왜 뺄셈을 해야 하는지 설명해볼래?”
라고 다시 묻습니다.
아이가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 요즘 우리 집 수학 공부에서는 문제집을 많이 푸는 것보다 문제 하나를 가지고 아이가 생각을 말하도록 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고 있습니다.
초1 수학에서 확인할 것
- 계산을 정확하게 하는가?
- 문제에서 중요한 정보를 찾는가?
-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 어떤 계산을 해야 하는지 선택할 수 있는가?
-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말할 수 있는가?
마지막 항목까지 할 수 있다면 문제집을 한 장 덜 풀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2. 지금 우리 아이가 풀고 있는 문제집만으로 충분할까?
현재 우리 아이는 집에서 소마셈과 소마도형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계산 연습과 도형 감각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글을 읽고 수학적 상황을 이해하는 연습은 어디에서 하지?”
문제집 자체를 더 추가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저는 일단 문제집을 하나 더 늘리는 대신 엄마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보기로 했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문장제가 나오면 바로 답을 알려주지 않고,
“이 문제는 무슨 이야기야?”
“문제에서 알려준 숫자는 뭐야?”
“우리가 찾아야 하는 건 뭐야?”
라고 물어봅니다.
이렇게 하면 수학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독해와 표현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초1에게 꼭 여러 권의 문제집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입니다.
3. 초1 국어, 책을 읽고 ‘무슨 이야기였어?’라고 물어보세요
우리 아이 공부에서 제가 최근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읽은 내용을 자신의 말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은 뒤에는 아주 간단한 질문을 합니다.
“누가 나왔어?”
“무슨 일이 있었어?”
“왜 그렇게 했을까?”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뭐였어?”
처음에는 아이가 귀찮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번 여러 질문을 하지는 않습니다.
책 한 권을 읽고 질문 하나만 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험처럼 정답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입니다.
특히 “왜?”라는 질문에 아이가 자신의 이유를 말하기 시작하면 그 자체가 좋은 연습이 됩니다.
4. 독해 문제집보다 먼저 길러야 하는 능력
초1이 되면 독해 문제집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저 역시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지켜보면서 독해 문제집을 많이 푸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말로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토끼가 당근을 찾으러 갔어.”
라고 아이가 이야기했다면,
“왜 찾으러 갔어?”
“어디에서 찾았어?”
“결국 어떻게 됐어?”
정도로만 이어가도 됩니다.
이런 대화가 쌓이면 아이가 글에서 중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독해를 별도의 어려운 공부로만 생각하지 않고 독서 후 대화까지 포함해서 생각하려고 합니다.
5. 영어는 아이가 관심을 보일 때 시작점을 잡았다
영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아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파벳을 일부 알고 있는 정도였고,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관심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글자와 알파벳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시점을 영어 공부의 시작점으로 삼아보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많은 단어를 외우거나 영어 문제집을 여러 장 풀게 하기보다는 알파벳을 익히고, 그림이 있는 영어책을 보고, 짧은 영어 영상을 듣는 식으로 부담을 낮추려고 합니다.
특히 아이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 관심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1 영어는 다른 아이의 진도를 따라가는 것보다 우리 아이가 영어를 싫어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접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 초1 2학기 공부는 이렇게 바꿔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수학 문제집을 중심으로 공부했다면, 2학기부터는 문제집만 푸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읽기·말하기·설명하기를 함께 넣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40분이라면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습니다.
| 시간 | 우리 집 엄마표 공부 |
|---|---|
| 10분 | 책 읽기 또는 짧은 글 읽기 |
| 15분 | 소마셈 등 수학 문제 풀이 |
| 10분 | 문장제 문제 함께 이야기하기 |
| 5분 | 영어 듣기·알파벳 활동 |
매일 똑같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날은 수학을 조금 더 하고, 어떤 날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조절할 생각입니다.
초1 2학기, 문제집을 더 사기 전에 확인해볼 것
아이의 공부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부모가 가장 쉽게 하는 선택은 문제집을 한 권 더 사는 것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를 보면서는 문제집을 추가하기 전에 먼저 다음 질문을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지금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답을 맞힌 뒤 왜 그렇게 풀었는지 설명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내용을 자신의 말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혼자 공부를 시작하고 끝내는 습관이 만들어지고 있을까?”
이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아직 공부의 양으로 승부하는 시기가 아니니까요.
초1 2학기,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공부는 ‘한 장 더’가 아니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를 시키다 보면 부모도 모르게 “얼마나 많이 했는가”에 집중하게 됩니다.
수학 몇 장, 독해 몇 지문, 영어 몇 단어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를 확인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초1 2학기를 보내면서 제가 조금씩 기준을 바꾸고 있습니다.
수학 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왜 뺄셈을 했는지 설명해보고,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어떤 내용이었는지 이야기해보고,
영어를 5분만 하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따라 해본다면 그것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 집 엄마표 공부의 목표도 문제집을 많이 푸는 아이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할 수 있는 아이에 조금 더 맞춰보려고 합니다.
초1 2학기 공부가 고민된다면 지금 아이의 문제집 권수부터 늘리기보다, 오늘 푼 문제 하나를 놓고 아이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그런데 너는 왜 이렇게 풀었어?”
아이의 대답을 들어보는 것.
어쩌면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공부는 문제집 한 장이 아니라 바로 그 대화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