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의 국어 공부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1학년이 되면 받아쓰기부터 시작해 책 읽기, 어휘, 문장 쓰기까지 해야 할 공부가 조금씩 많아진다.
처음에는 ‘받아쓰기를 잘하면 국어를 잘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와 실제로 공부해보면 조금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받아쓰기는 글자를 정확하게 쓰는 연습에는 도움이 되지만, 국어 공부의 전부는 아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 질문을 이해하고 대답하는 것, 생각한 내용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까지 모두 국어 능력에 포함된다.
특히 초등 저학년 때는 앞으로의 공부를 위해 읽고 이해하고 말하고 쓰는 기본적인 힘을 차근차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받아쓰기보다 먼저 ‘문장을 이해하는 힘’ 확인하기
아이가 받아쓰기에서 90점이나 100점을 받았다고 해서 긴 문장을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민수는 비가 올 것 같아서 우산을 챙겨 학교에 갔습니다.”
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아이가
“민수는 왜 우산을 챙겼어?”
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정답은 어렵지 않다.
“비가 올 것 같아서.”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
그런데 글자를 읽는 것은 잘하면서도 내용을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이럴 때는 새로운 문제집을 더 풀리기보다 읽은 내용을 자기 말로 다시 설명하게 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
책을 읽은 뒤
“무슨 내용이었어?”
라고 묻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아이가 대답하기 어려워한다면 질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꿔준다.
“누가 나왔어?”
“어디에서 일어난 일이야?”
“처음에는 어떻게 됐어?”
처럼 질문의 범위를 좁혀주는 것이다.
2. 책을 읽은 뒤 한두 문장으로 말해보기
독서는 초등 저학년 국어 공부에서 빼놓기 어렵다.
그렇다고 책을 많이 읽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이에게 책을 읽은 뒤 내용을 말해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부터 독후감을 쓰게 할 필요는 없다.
“오늘 읽은 책에서 제일 기억나는 장면은 뭐야?”
정도의 질문이면 충분하다.
아이가
“주인공이 친구를 도와준 거.”
라고 대답했다면,
“왜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았어?”
라고 한 번 더 물어볼 수 있다.
이렇게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면 아이는 책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이 과정은 나중에 글쓰기나 서술형 문제를 풀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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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휘는 따로 외우기보다 문맥에서 익히기
초등 저학년이 되면 책에서 처음 보는 단어가 점점 많아진다.
그때마다 단어장을 만들어 외우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책이나 일상생활에서 단어를 만났을 때 의미를 이해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망설이다’라는 단어가 책에 나왔다면 단순히 사전적인 뜻을 알려주는 것보다 상황을 이용해 설명할 수 있다.
“하고 싶은데 할까 말까 고민하는 게 망설이는 거야.”
그리고 아이에게
“너도 해보고 싶은데 할까 말까 고민했던 적 있어?”
라고 물어보면 단어가 자신의 경험과 연결된다.
새로운 단어를 많이 외우는 것보다 단어의 뜻을 문장 속에서 이해하고 실제로 사용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4. 아이의 대답에 ‘왜?’를 한 번 더 붙여보기
초등 저학년 국어 공부에서 부모가 가장 쉽게 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아이에게 질문했을 때 대답만 듣고 끝내지 않고 한 번 더 이유를 물어보는 것이다.
“주인공이 좋았어.”
“왜 좋았어?”
“친구를 도와줘서.”
이렇게 간단하게 이어지는 대화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의 생각에 이유를 붙이는 연습을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대답이 부모가 기대한 정답과 다르더라도 바로 고쳐주지 않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나름의 근거가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했구나.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야기해줄래?”
라고 다시 물어보면 된다.
국어는 정답을 찾는 공부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공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5. 짧은 글이라도 직접 써보는 경험 만들기
초등 1학년에게 긴 글쓰기를 요구할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한 문장만 써도 괜찮다.
“오늘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______이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______했을 것이다.”
“오늘 읽은 책에서 기억에 남은 장면은 ______이다.”
이처럼 말로 먼저 생각한 뒤 문장으로 옮기게 하면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아이가 글쓰기를 어려워한다면 처음부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모두 지적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완성했다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그다음 필요한 부분만 하나씩 고쳐도 충분하다.
받아쓰기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물론 받아쓰기 연습도 필요하다.
초등 저학년에서는 기본적인 맞춤법과 글자를 정확하게 쓰는 연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받아쓰기 점수만으로 아이의 국어 실력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받아쓰기는 여러 국어 공부 중 하나이고,
읽기 → 이해하기 → 말하기 → 생각하기 → 쓰기
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국어 공부는 문제집 밖에서도 할 수 있다
집에서 국어 공부를 할 때 꼭 책상 앞에 앉아서 문제집을 풀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 책을 읽고 있다면
“왜 그렇게 생각했어?”
라고 물어볼 수 있고,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면서
“이 제품에는 어떤 말이 적혀 있어?”
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길을 걷다가 간판을 보면서 새로운 단어를 찾아볼 수도 있다.
이런 일상 속 대화가 모두 언어를 사용하는 경험이 된다.
특히 초등 1학년은 아직 공부와 생활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시기다.
부모와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다시 자신의 말로 설명하는 과정 자체가 좋은 국어 공부가 될 수 있다.
1학년 2학기에는 ‘잘 읽는 아이’에서 한 단계 더
1학년 2학기에는 아이가 글자를 읽을 수 있다는 것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좋다.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의 말로 설명하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야기하고,
짧게라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
이 네 가지를 생활 속에서 조금씩 경험하게 해보자.
받아쓰기 점수가 조금 흔들리는 날이 있더라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늘 읽은 책의 내용을 아이가 자신의 말로 이야기했다면 그것도 분명한 국어 공부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를 많이 푸는 것만이 아니라 읽은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경험을 반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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