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도슨트 해설 후기|도슨트 수업을 듣고 전시를 보니 달랐던 점

아이들과 전시가 바뀔 때마다 한 번씩 찾던 청주시립미술관에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평소에는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특별하게 혼자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요즘 월요일마다 도슨트 수업을 듣고 있어서인지 이번 관람은 평소와 조금 달랐습니다.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도슨트가 작품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작품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지도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10주년 기념 전시를 도슨트 해설과 함께 관람했습니다.

청주시립미술관 도슨트 해설
청주시립미술관 도슨트 해설

아이들과 보던 미술관을 혼자 찾으니

청주시립미술관은 아이들과 함께 전시가 바뀔 때마다 방문했던 곳입니다.

아이들과 미술관에 가면 아무래도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작품을 중심으로 보게 됩니다.

“이건 뭐야?”

“엄마, 이건 재미있다.”

아이들의 질문에 답해주면서 전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작품 하나를 오래 바라보기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즐기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혼자 방문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몇 주 동안 도슨트 수업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작품을 바라보는 제 시선도 예전과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청주시립미술관 10주년, 지나온 전시를 다시 만나다

이번 방문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10주년을 맞은 청주시립미술관의 지난 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3층에는 미술관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동안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전시들의 포스터와 연혁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관람했던 전시의 포스터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전시 하나를 보고 나면 다음 전시를 기다리게 되는데, 이렇게 지나온 전시를 한꺼번에 돌아보니 “우리가 그동안 이런 전시들을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던 기억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조금 반갑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주 미술의 역사에서 중요한 작가들의 작품과 청주시립미술관의 역사와 함께해 온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작품만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청주 미술과 미술관이 지나온 시간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도슨트 설명과 함께 보니 작품이 다르게 보였다

이번 관람에서 가장 큰 차이는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현대미술은 저에게 아직 조금 어렵습니다.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무엇을 표현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고,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도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시 바라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조금씩 연결됩니다.

최근 도슨트 수업을 듣고 있어서인지 이번에는 작품 자체뿐만 아니라 도슨트가 어떤 부분을 먼저 설명하는지, 관람객에게 어떤 시선을 유도하는지도 유심히 듣게 됐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작품도 설명을 듣고 나면 한 번 더 바라보게 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 김경섭 작가의 〈자작나무숲〉

이번 전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작품은 **김경섭 작가의 〈자작나무숲〉**이었습니다.

처음 작품을 봤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독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작나무가 가득한 숲 사이로 여러 장면이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하늘에는 풍선이 떠 있고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숲속에는 얼룩말도 있고, 운동하는 사람과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서로 다른 장면들이 한 공간에 섞여 있어서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고 예쁜 자작나무숲 그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됐습니다.

이 작품의 주제가 ‘기억의 왜곡’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설명을 듣고 나니 작품 속에 뒤섞여 있는 여러 장면들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기억할 때 그 순간의 모습이 사진처럼 그대로 저장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기억과 섞이기도 하고, 내가 경험한 것과 상상한 것이 뒤섞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작품을 보니, 처음에는 단순히 특이하게 느껴졌던 장면들이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장면도 정말 실제 모습 그대로일까?’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예쁘고 특이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나니 전혀 다른 이야기를 가진 작품으로 보였습니다.

이번 관람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도슨트 수업을 듣고 미술관에 가보니

예전에는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면 “예쁘다”, “특이하다”, “잘 모르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도슨트 수업을 조금씩 듣다 보니 작품을 볼 때 자연스럽게 궁금한 것들이 생깁니다.

이 작가는 어떤 시대를 살았을까?

왜 이런 방식으로 표현했을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그리고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기 전과 들은 후에 내가 느끼는 것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도 현대미술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자작나무숲〉을 보면서 꼭 작품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예쁘다고 생각했던 작품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다시 바라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다음에는 아이들과 다시 와보고 싶다

이번에는 혼자 방문했지만, 오히려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에 왔을 때와는 다른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슨트 수업을 들으면서 배운 것들을 실제 미술관에서 경험해 보니 왜 작품을 보는 방법을 배우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에 왔을 때도 작품을 보고 바로 설명해주려고 하기보다는,

“너는 이 그림에서 뭐가 보여?”

“어떤 생각이 들어?”

하고 먼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듣고 나서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조금씩 더해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전시가 바뀔 때마다 찾아갔던 청주시립미술관.

이번에는 혼자 방문했지만,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봤던 전시를 다시 떠올리고 도슨트 수업을 배우기 전과 조금 달라진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미술은 어렵지만, 그래서인지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관련 글 보기